가면무도회 왈츠는 아르메니아계 소련 작곡가 아람 하차투리안이 1941년 레르몬토프의 희곡 「가면무도회」 연극을 위해 쓴 왈츠입니다. 1944년 다섯 곡짜리 관현악 모음곡으로 묶이면서 그 첫 곡이 됐고, 길이는 대략 4분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중계에서 이 곡을 처음 들은 분이 많습니다. 아사다 마오 선수가 밴쿠버 올림픽 시즌 쇼트 프로그램에 쓴 곡이고, 김연아 선수의 곡은 아닙니다.
이 글은 원작 희곡의 줄거리와 결말, 왈츠가 극 속 어디에 놓이는지, 단조 왈츠의 특징, 모음곡 다섯 곡 구성, 피겨 속 쓰임, 작곡가 이야기와 음반 검색어까지 질문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 한 줄 요약
질투에 눈먼 남편이 무죄한 아내를 독살하는 비극을 위해 쓴, 화려하지만 어딘가 불안한 단조 왈츠입니다.
- 1941년 6월 21일 – 모스크바 바흐탄고프 극장 「가면무도회」 초연, 이튿날 독일의 소련 침공
- 1944년 – 왈츠·녹턴·마주르카·로망스·갤럽 5곡 모음곡(전체 대략 17~18분)
- 원작 –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1835년 운문 희곡, 검열로 작가 생전 무대에 오르지 못함
- 피겨 – 아사다 마오 2008-09 시즌 프리, 2009-10 시즌 쇼트(밴쿠버 올림픽 은메달)
목차
가면무도회 왈츠는 어떤 곡인가요?
가면무도회 왈츠는 연극의 부수음악, 곧 무대 장면에 맞춰 쓴 음악에서 나온 곡입니다. 처음부터 연주회용으로 쓴 왈츠가 아니라 연극 속 무도회를 위해 태어났습니다.
1941년 모스크바 바흐탄고프 극장은 레르몬토프의 「가면무도회」를 새로 올렸고, 극장의 루벤 시모노프가 하차투리안에게 음악을 청했습니다. 무대 연출자는 자료에 따라 시모노프 또는 안드레이 투티시킨으로 적혀 있습니다.
공연은 1941년 6월 21일에 막을 올렸습니다. 바로 다음 날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면서 공연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같은 해 7월 23일 밤에는 독일군 폭탄이 극장 건물에 떨어졌습니다. 건물이 크게 부서졌고, 즈베즈디치 역의 배우 바실리 쿠자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숨졌습니다. 극단은 1941~43년 시베리아 옴스크로 피란했고, 그곳에서도 이 작품을 이어 갔다고 전해집니다.
왈츠 주제가 가장 어려웠다는 이야기
하차투리안은 이 왈츠의 주제를 찾느라 꽤 고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레르몬토프 시대에 어울리는 양식을 찾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때 옛 스승 니콜라이 먀스콥스키가 레르몬토프 시대의 로망스와 왈츠를 모은 악보집을 빌려주었습니다. 다만 이 악보들이 곧바로 영감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하차투리안은 긴 고민 끝에 떠오른 두 번째 주제가 '마법의 고리'처럼 사슬 전체를 끌어냈고, 나머지는 쉽게 풀렸다고 회고했습니다. 완성된 왈츠는 니나 역을 맡은 배우 알라 카잔스카야에게 바쳤습니다.
1944년, 다섯 곡의 모음곡으로
전쟁 중인 1944년, 하차투리안은 극음악 가운데 다섯 곡을 골라 관현악 모음곡으로 다시 엮었습니다. 왈츠가 첫 곡이고 녹턴·마주르카·로망스·갤럽이 뒤를 잇습니다.
오늘날 연주회에서 듣는 '가면무도회'는 대부분 이 모음곡입니다. 브리태니커도 하차투리안의 대표작 목록에 1944년 모음곡 「가면무도회」를 올려 두었습니다.
원작 「가면무도회」 줄거리는? – 결말까지
「가면무도회」는 러시아 시인 미하일 레르몬토프가 1835년에 쓴 운문 희곡입니다. 1830년대 상트페테르부르크 귀족 사회를 무대로, 질투에 사로잡힌 남편이 무죄한 아내를 독살하는 비극입니다. 소설이 아니라 무대용 희곡입니다.
🕯️ 줄거리 한눈에 (결말 포함)
- 도박꾼이던 귀족 아르베닌, 젊은 아내 니나와 조용히 사는 중
- 가면무도회에서 한 남작부인이 니나의 팔찌를 즈베즈디치 공작에게 건넴
- 아내 손목에서 팔찌가 사라진 것을 본 아르베닌, 아내의 외도를 확신
- 무도회장에서 니나의 아이스크림에 독을 타고, 니나는 결백을 외치다 숨짐
- 뒤늦게 결백의 증거를 마주한 아르베닌은 미쳐 버림
1막 – 도박판과 가면무도회, 그리고 팔찌
주인공 아르베닌은 한때 도박판을 주름잡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젊은 아내 니나와 결혼해 손을 씻었지만, 도박판에서 곤경에 빠진 젊은 즈베즈디치 공작을 도와주며 옛 세계에 다시 발을 들입니다.
그날 밤 가면무도회에서 즈베즈디치는 가면을 쓴 여인에게 구애합니다. 정체는 니나의 친구인 남작부인이었고, 그녀는 우연히 손에 넣은 니나의 팔찌를 공작에게 건넵니다.
집에 돌아온 아르베닌은 아내 손목에서 팔찌가 사라진 것을 알아챕니다. 그리고 가면 속 여인이 아내였다고 믿어 버립니다.
2막 – 소문과 편지
즈베즈디치는 팔찌를 근거로 니나에게 넌지시 말을 겁니다. 자기 정체가 드러날까 두려운 남작부인은 니나와 공작 사이에 무언가 있다는 소문을 퍼뜨립니다.
공작이 니나에게 보낸 편지까지 읽은 아르베닌은 분노합니다. 처음에는 공작을 칼로 찌르려 하지만, 더 철저한 복수를 하겠다며 마음을 바꿉니다.
3·4막 – 무도회의 독, 그리고 광기
아르베닌은 무도회장에서 니나가 먹을 아이스크림에 독을 넣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침실에서 그는 자신이 한 일을 털어놓고, 니나가 결백을 호소해도 듣지 않습니다.
니나가 숨진 뒤, 즈베즈디치와 정체를 감춘 '미지의 사나이'가 찾아옵니다. 그들이 내민 남작부인의 편지는 니나가 결백했음을 보여 줍니다.
아무 잘못 없는 아내를 제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르베닌은 정신을 놓아 버립니다. 진실을 숨긴 사교계 사람들도 함께 죄를 지었다는 점이 이 비극의 쓴맛입니다.
왜 작가 생전에는 무대에 오르지 못했나
레르몬토프는 처음 세 막짜리 원고를 검열 기관에 냈지만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정념이 지나치게 거칠고, 당시 실제로 열리던 엥겔하르트 가문의 가면무도회를 비판하는 듯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는 4막과 '미지의 사나이'를 더하고 제목을 「아르베닌」으로 바꾸는 등 여러 번 고쳤지만 끝내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레르몬토프는 1841년 세상을 떠났고, 이 작품은 그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했습니다.
무대에 처음 오른 것은 1852년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의 한 배우 자선 공연이었고, 그마저 일부 장면뿐이었습니다. 정식 공연 허가는 1862년에야 났습니다. 귀족 사회의 위선과 무도회라는 무대는 라 트라비아타 줄거리 속 파리 사교계와도 겹쳐 보입니다.
왈츠는 줄거리의 어느 장면에 쓰이나요?
왈츠는 무도회 장면, 그리고 그 무도회를 떠올리는 니나의 대사와 맞닿아 있습니다. 다만 1941년 공연에서 정확히 어느 순간에 연주됐는지는 이번에 확인한 자료로 단정할 수 없었습니다.
희곡에서 무도회는 비극이 결정되는 자리입니다. 3막의 무도회에서 아르베닌이 니나의 아이스크림에 독을 타기 때문입니다.
무도회에서 돌아온 니나는 "새 왈츠는 얼마나 아름다운지!"라고 말합니다. 빙글빙글 돌던 춤의 기억을 떠올리는 대사입니다.
니나는 이어서 슬픔과 기쁨 사이의 무언가가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합니다. 하차투리안의 왈츠는 바로 이 '새 왈츠'를 소리로 옮긴 곡으로 소개되곤 합니다.
대사와 음악을 겹쳐 들으면
니나에게 왈츠는 즐거운 밤의 기억이지만, 관객은 그 밤에 독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이미 압니다. 화려한데 어딘가 불안하게 들리는 이 곡의 색이 그 엇갈림과 잘 맞습니다.
그래서 이 왈츠는 그냥 '무도회 배경음악'으로 듣기보다, 마지막 춤을 춘 니나의 시점에서 듣는 편이 줄거리와 잘 이어집니다. 화려함과 비극이 한 곡에 같이 들어 있는 셈입니다.
지금의 무대에서도
바흐탄고프 극장은 리마스 투미나스가 연출한 「가면무도회」를 공연해 왔습니다. 2019년 토론토 투어 공연의 한 리뷰에 따르면 이 무대에서는 하차투리안의 왈츠가 끝없이 되풀이됩니다.
무도회 장면에 왈츠를 쓰는 전통은 다른 작품에도 많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환영이 무도회장에 나타나는 환상 교향곡 2악장 '무도회'와 견주어 들을 만합니다.
가면무도회 왈츠, 음악적으로 무엇이 특별한가요?
가장 큰 특징은 '밝은 사교 춤'인 왈츠를 무겁고 불안한 단조로 썼다는 점입니다. 3박자의 회전감은 그대로 살리면서, 그 위에 비극의 그림자를 덧씌웠습니다.
피아노 독주판 악보 정보에는 가단조(A minor)로 표기돼 있습니다. 미국 매체 The Awl의 한 글은 이 곡을 '묵직하고 떠들썩한' 왈츠로 부르며, 자유분방하거나 마냥 즐거운 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빈 왈츠와 무엇이 다를까
요한 슈트라우스의 빈 왈츠가 가볍게 미끄러지는 장조의 춤이라면, 가면무도회 왈츠는 무게감 있고 힘이 센 춤입니다. 같은 3박자 춤이라도 귀에 닿는 인상이 꽤 다릅니다.
차이콥스키를 떠올리는 해설도 있습니다. 미국 위치토 심포니의 곡 해설에서도 풍성한 소리는 차이콥스키를 닮았고, 3박자가 음악을 힘차게 밀고 나가는 곡으로 소개됩니다.
밝은 빈 왈츠의 원형이 궁금하다면 요한 슈트라우스 왈츠 이야기를, 러시아 발레 속 왈츠는 호두까기 인형 꽃의 왈츠를 이어서 들으면 차이가 또렷합니다.
| 비교 | 빈 왈츠(슈트라우스 계열) | 가면무도회 왈츠 |
|---|---|---|
| 태어난 자리 | 무도회장·연주회용 춤곡 | 비극 연극의 무도회 장면 |
| 조성 | 밝은 장조가 중심 | 단조(가단조로 표기된 악보가 있음) |
| 분위기 | 가볍고 우아함 | 화려하지만 불길한 예감 |
| 들을 포인트 | 여러 왈츠가 이어지는 구성 | 현악의 소용돌이와 금관의 무게 |
어떤 악기가 소리를 만드나
모음곡의 편성은 플루트 2(피콜로 겸)·오보에 2·클라리넷 2·바순 2, 호른 4·트럼펫 2·트롬본 3·튜바, 팀파니와 타악기, 현악기입니다. 대편성 낭만 관현악에 가깝습니다.
왈츠에서는 풍성한 현악의 소리가 중심이고, 금관과 타악기가 무게를 더합니다.
처음 들을 때 이렇게 따라가 보기
첫째, 첫 주제가 빙글빙글 돌며 올라갔다 내려오는 모양을 귀에 익힙니다. 둘째, 분위기가 조금 바뀌는 두 번째 주제를 찾습니다. 하차투리안이 '마법의 고리'라 부른 그 부분입니다.
셋째, 첫 주제가 돌아올 때 소리가 얼마나 더 커지고 두꺼워지는지 들어 봅니다. 길이는 대략 4분이라 두세 번 반복해 들어도 부담이 적습니다.
가면무도회 모음곡 다섯 곡 한눈에
가면무도회 모음곡은 왈츠–녹턴–마주르카–로망스–갤럽 순서의 다섯 곡이며, 전체 길이는 대략 17~18분입니다. 연주에 따라 16분대부터 20분 가까이까지 차이가 납니다.
| 순서 | 곡 | 성격 | 처음 들을 포인트 |
|---|---|---|---|
| 1 | 왈츠 | 화려하고 묵직한 단조 왈츠(약 4분) | 힘차게 밀고 가는 3박자, 돌아오는 첫 주제 |
| 2 | 녹턴 | 차분한 밤의 음악 | 길게 이어지는 바이올린 독주, 거드는 호른·클라리넷 |
| 3 | 마주르카 | 폴란드 춤곡 리듬, 경쾌함 | 영화 음악처럼 과장된 관현악 색채 |
| 4 | 로망스 | 쓸쓸하고 그리운 노래 | 흐느끼는 현악과 첼로의 선율 |
| 5 | 갤럽 | 빠른 질주, 캉캉 같은 소동 | 거칠게 터지는 금관 |
곡 순서와 제목은 와이즈 뮤직 작품 정보·sin80·샨도스 음반 정보가 같습니다. 성격 묘사는 위치토·비버턴 심포니 해설과 The Awl의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녹턴은 차분한 밤의 음악으로, 바이올린 독주가 길게 앞에 나서고 호른과 클라리넷이 거듭니다. 바이올린 소리에 관심이 생겼다면 바이올린 입문 가이드도 함께 읽어 볼 만합니다.
마주르카는 쇼팽의 피아노 마주르카로도 익숙한 폴란드 춤의 3박자 리듬을 씁니다. 같은 3박자라도 왈츠와 달리 둘째나 셋째 박에 강세가 오는 경우가 많은 춤입니다.
로망스는 모음곡에서 가장 그리움이 짙은 곡입니다. 흐느끼는 현과 애원하는 듯한 목관 사이로 첼로가 선율을 노래하고, 위치토 해설은 그 분위기를 '필름 누아르'에 빗댔습니다.
마지막 갤럽은 분위기가 확 바뀌어 빠르고 시끌벅적합니다. 오펜바흐 「지옥의 오르페」의 캉캉이 떠오를 만큼 흥겨운 곡입니다.
왈츠만 듣고 끝내기보다 다섯 곡을 이어 들으면, 비극의 무도회에서 시작해 소동으로 끝나는 모음곡의 흐름이 보입니다. 17~18분이면 출퇴근길 한 번에 들을 수 있는 길이입니다.
가면무도회 왈츠, 피겨 스케이팅에서 어떻게 쓰였나요?
피겨 팬에게 가면무도회 왈츠는 무엇보다 아사다 마오 선수의 곡으로 기억됩니다. 2008-09 시즌 프리 스케이팅에 처음 썼고, 밴쿠버 올림픽이 열린 2009-10 시즌에는 같은 곡을 쇼트 프로그램으로 옮겼습니다.
골든스케이트 기사에 따르면 아사다는 전 시즌 프리 음악이 편해서 이 곡을 쇼트에 다시 썼습니다. 같은 시즌 프리는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올림다단조, 이른바 「모스크바의 종」이었습니다.
밴쿠버 올림픽 기록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아사다는 이 왈츠로 쇼트 73.78점(2위)을 받았습니다. 이 쇼트에는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연속 점프가 들어 있었습니다.
프리 131.72점을 더한 합계 205.50점으로 은메달을 땄습니다. 같은 시즌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는 쇼트 2위(68.08점), 합계 197.58점으로 우승했습니다.
프리에 쓴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이야기는 라흐마니노프 생애와 대표곡에서 이어 볼 수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곡이 아닙니다
가면무도회 왈츠를 김연아 선수의 곡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같은 밴쿠버 시즌 김연아 선수의 쇼트는 영화 「007」 테마 음악, 프리는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였습니다.
김연아·아사다 두 선수가 같은 시기에 경쟁하며 자주 함께 중계된 탓에 곡이 섞여 기억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대표 곡은 피겨 스케이팅 클래식 음악 총정리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러시아 페어 타티아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란코프 조는 2014년 소치 올림픽 페어 쇼트에서 이 왈츠로 연기해 당시 쇼트 세계 기록인 84.17점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도 2020-21 시즌 쇼트 프로그램에 이 왈츠를 썼습니다.
3박자의 회전감과 극적인 단조 색채가 스핀과 스텝, 긴 활주에 잘 맞는 덕분에 피겨에서 오래 사랑받는 곡이 됐습니다.
하차투리안은 어떤 작곡가인가요?
아람 하차투리안은 1903년 6월 6일(구력 5월 24일) 지금의 조지아 트빌리시인 티플리스에서 아르메니아계 집안에 태어난 소련 작곡가입니다. 1978년 5월 1일 모스크바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브리태니커에 따르면 어머니가 부르던 민요와 고향 티플리스의 민요가 그의 첫 음악 경험이었습니다. 모스크바의 그네신 음악학교와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했고, 음악원에서는 먀스콥스키에게 작곡을 배웠습니다.
「칼의 춤」과 「스파르타쿠스」
하차투리안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곡은 1942년 발레 「가야네」에 나오는 「칼의 춤」입니다. 브리태니커가 '리듬으로 가슴을 들썩이게 하는' 곡이라 부른 빠른 춤곡입니다.
1956년 레닌그라드 키로프 발레가 초연한 「스파르타쿠스」도 대표작입니다. 이 발레의 「스파르타쿠스와 프리기아의 아다지오」는 느린 사랑의 장면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피아노 협주곡(1936)과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초연한 바이올린 협주곡(1940)이 자주 연주됩니다. 아르메니아를 비롯한 캅카스 민속 음악의 리듬과 색채를 녹여 쓴 음악으로 평가받습니다.
1948년 즈다노프 비판
1948년 1월, 공산당 이념 책임자 안드레이 즈다노프가 이끈 크렘린 회의에서 하차투리안은 쇼스타코비치·프로코피예프·먀스콥스키 등과 함께 '형식주의' 작곡가로 비판받았습니다. 이들의 음악에는 '반인민적'이라는 딱지가 붙었습니다.
하차투리안은 잘못을 인정하는 형식을 밟고 곧 다시 자리를 찾았습니다. 스탈린 사후 그는 이 비판을 공개적으로 반박했고, 결정은 1958년 공식 철회됐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비판을 받은 작곡가의 삶은 쇼스타코비치 생애와 대표곡에서 이어집니다. 두 사람의 왈츠를 나란히 들어 보면 소련 왈츠의 서로 다른 얼굴이 보입니다.
어떤 연주로 들어 보면 좋을까요?
작곡가의 뜻을 듣고 싶다면 하차투리안 자신이 지휘한 녹음부터, 더 좋은 음질을 원한다면 1980년대 이후 녹음부터 고르기를 권합니다. 아래는 두 곳 이상의 자료에서 확인한 녹음입니다.
| 연주 | 특징 | 검색어 |
|---|---|---|
| 하차투리안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 1954년 런던 킹스웨이 홀 녹음, 작곡가 본인의 해석(재발매 음반에는 왈츠·녹턴·마주르카 3곡) | Khachaturian conducts Masquerade Philharmonia |
| 네메 예르비 지휘, 로열 스코티시 내셔널 오케스트라 | 샨도스 음반, 1986~87년 녹음, 피아노 협주곡·가야네 함께 수록 | Jarvi Khachaturian Masquerade Chandos |
| 로리스 체크나보리안 지휘 | 1981년 런던 심포니(RCA), 1991년 아르메니아 필하모닉(ASV) 두 차례 녹음 | Tjeknavorian Masquerade Waltz |
아르메니아계 지휘자 체크나보리안은 이 모음곡을 두 번 녹음했습니다. 영국 클래식 FM은 그중 아르메니아 필하모닉과의 ASV 음반을 추천 음반으로 듭니다.
유튜브에서는 'Khachaturian Masquerade Waltz'나 '하차투리안 가면무도회 왈츠'로 검색하면 여러 오케스트라 영상이 나옵니다. 피겨 영상은 'Mao Asada Masquerade 2010'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피아노로 칠 수 있나요?
피아노 편곡판도 여럿 있습니다. 하차투리안은 1946년 알렉산드르 돌루하니안의 독주 편곡을 승인했고, 1952년에는 직접 독주판도 만든 것으로 전해집니다. 네 손 연탄판 악보도 출판돼 있습니다.
한 악보 판매처는 독주판을 상급(Advanced)으로 분류합니다.
빠른 3박자 반주를 왼손으로 고르게 이어 가면서 오른손 선율을 크게 노래해야 해서, 입문용보다는 중급 이상 학습자에게 맞는 곡입니다. 다음 곡 고르기는 피아노 명곡 추천 BEST 15에서 난이도별로 볼 수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가면무도회 왈츠는 몇 분인가요?
대략 4분입니다. 모음곡 다섯 곡 전체는 대략 17~18분입니다. 지휘자의 빠르기와 반복 처리에 따라 수십 초씩 차이가 납니다.
왜 밝은 장조가 아니라 단조 왈츠인가요?
질투와 독살로 끝나는 비극의 무도회를 위한 음악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차투리안이 직접 이유를 밝힌 기록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화려함 속의 불안이 극의 내용과 맞아떨어집니다.
가면무도회 왈츠는 김연아 선수의 곡인가요?
아닙니다. 아사다 마오 선수가 2008-09 시즌 프리, 2009-10 시즌 쇼트 프로그램에 쓴 곡입니다. 같은 시즌 김연아 선수는 쇼트에 「007」 테마, 프리에 거슈윈 피아노 협주곡을 썼습니다.
「칼의 춤」과 같은 작곡가인가요?
네, 같습니다. 「칼의 춤」은 하차투리안이 1942년 발레 「가야네」에 넣은 곡입니다. 가면무도회 모음곡은 그 2년 뒤인 1944년에 정리됐습니다.
원작은 소설인가요, 희곡인가요?
희곡입니다. 레르몬토프가 1835년에 쓴 운문 희곡이고, 4막 구성의 최종판이 전해집니다. 레르몬토프의 대표 소설 「우리 시대의 영웅」과는 다른 작품입니다.
원작 「가면무도회」의 결말은 어떻게 되나요?
비극으로 끝납니다. 아내의 외도를 믿은 아르베닌이 무도회에서 니나의 아이스크림에 독을 타고, 니나는 결백을 호소하다 숨집니다. 뒤늦게 아내가 결백했음을 안 아르베닌은 정신을 놓아 버립니다.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둘 다 소련 작곡가의 단조 왈츠라 자주 헷갈립니다.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은 1955~56년 영화 「첫 번째 제대(The First Echelon)」 음악에서 나와 「버라이어티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에 실렸고, 1999년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에 쓰였습니다.
가면무도회 왈츠는 그보다 15년쯤 앞선 1941년 연극 음악입니다. 쇼스타코비치 곡은 다단조 중심으로, 한때 '재즈 모음곡 2번'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 마치며
가면무도회 왈츠는 피겨 음악으로 먼저 알려졌지만, 뿌리는 무죄한 아내가 독살되는 레르몬토프의 비극에 있습니다. 니나가 "새 왈츠가 아름다웠다"고 말한 그 밤을 떠올리면 화려한 선율 아래 그림자가 함께 들립니다.
오늘은 왈츠를 한 번 듣고, 이어서 녹턴부터 갤럽까지 모음곡 전체를 들어 보세요. 마지막에 아사다 마오의 2010년 쇼트 영상을 보면 같은 음악이 얼음 위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무대 음악을 더 찾는다면 같은 시대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나 차이콥스키 발레로 넘어가는 길이 자연스럽습니다.
📚 참고 자료
- Wikipedia – Masquerade (Khachaturian)
- Wikipedia – Masquerade (play)
- Encyclopaedia Britannica – Aram Khachaturian
- Golden Skate – Mao Asada fights ba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