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베토벤을?" – 운동할 때 듣기 좋은 클래식 음악 완벽 가이드

 러닝머신 위에서 이어폰을 꽂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K-POP이나 힙합, EDM을 재생합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오늘은 베토벤을 틀어 보세요"라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이실까요? "클래식? 그거 듣다가 잠들면 어쩌려고?"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반응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영국 브루넬대학교의 코스타스 카라게오그리스 박사가 20년 이상 음악과 운동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는 좀 의외입니다. 적절한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면 지구력이 약 15% 향상되고,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산소 소비량이 줄어들며, 무엇보다 운동이 더 즐겁게 느껴진다는 것이죠. 그리고 여기서 '적절한 음악'이란, 반드시 시끄러운 EDM이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핵심은 BPM(Beats Per Minute, 분당 박자 수)이 운동 강도에 맞느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클래식 음악 중에도 운동에 딱 맞는 BPM을 가진 곡이 있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오늘은 워밍업부터 본운동, 쿨다운까지 운동 단계별로 과학적으로 매칭한 클래식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헬스장에서 남들 다 힙합 들을 때, 혼자 비발디 틀면서 묘한 우월감을 느끼게 되실 거예요.

운동하면서 듣기 좋은 클래식 추천


🔬 운동과 음악의 과학 – BPM이 뭐길래?

운동할 때 음악이 도움이 된다는 건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어떤' 음악이 효과적인지는 의외로 잘 모르시는 분이 많습니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핵심 원리를 쉽게 정리해 드릴게요.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이 1911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139개의 연구, 총 3,600명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음악이 운동에 미치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음악은 맥박과 체온, 근육 긴장도를 높이는 생리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둘째, 피로감이나 숨이 차는 불쾌한 감각을 잊게 만드는 주의 분산 효과가 있습니다. 셋째, 음악의 리듬과 신체 움직임이 동기화되면서 신경과 근육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청각-운동 동기화(auditory-motor synchronization) 효과가 나타납니다. 쉽게 말하면 음악의 박자에 맞춰 움직이면 같은 거리를 뛰더라도 에너지가 덜 든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어떤 속도의 음악이 좋을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BPM(Beats Per Minute)입니다. 말 그대로 '1분에 몇 번의 박자가 들어가느냐'를 나타내는 숫자인데, 60 BPM이면 1초에 한 박, 120 BPM이면 1초에 두 박이 되는 셈이죠. 카라게오그리스 박사가 약 670만 곡을 분석한 결과, 운동에 가장 효과적인 BPM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운동 단계별 최적 BPM

워밍업·가벼운 조깅 → 90~100 BPM

본운동 (러닝·사이클링·웨이트) → 120~140 BPM

쿨다운·스트레칭 → 60~80 BPM (휴식 시 심박수와 유사)

재미있는 건, 이 BPM 범위가 클래식 음악의 전통적인 빠르기말(템포 표기)과 정확히 대응한다는 점입니다. 워밍업에 해당하는 90~100 BPM은 클래식에서 '안단테(Andante, 느리게 걷듯이)'에서 '모데라토(Moderato, 보통 빠르게)' 사이이고, 본운동의 120~140 BPM은 '알레그로(Allegro, 빠르게)'에 해당하며, 쿨다운의 60~80 BPM은 '라르고(Largo, 아주 느리게)'에서 '아다지오(Adagio, 느리게)' 구간입니다. 250년 전 작곡가들이 표기해 놓은 템포 지시어가, 현대 스포츠 과학이 밝혀낸 최적 운동 BPM과 이렇게 맞아떨어지다니. 이쯤 되면 베토벤이 퍼스널 트레이너로 부업을 뛰어도 될 수준입니다.

🎻 왜 하필 클래식인가? – 팝송에는 없는 3가지 장점

"BPM만 맞으면 아무 음악이나 다 괜찮은 거 아닌가요?" 맞는 말이지만, 클래식 음악에는 팝이나 EDM에 없는 운동 특화 장점이 세 가지 있습니다.

1. '다음 곡 넘기기' 유혹이 없다

팝송은 보통 3~4분 길이입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아, 다음 곡은 뭐지?" 하면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게 되죠. 하지만 클래식은 하나의 악장이 보통 7~15분, 교향곡 전체는 30~60분입니다. 한번 재생하면 곡이 알아서 분위기를 바꿔 가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운동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마치 DJ 없이 자동으로 전환되는 믹스테이프 같달까요.

2. 가사가 없어서 오히려 좋다

가사가 있는 음악은 뇌가 가사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물론 동기부여가 되는 가사("나는 할 수 있다!")라면 도움이 되지만, 러닝 중에 갑자기 이별 노래가 나오면 페이스가 흐트러지기도 하죠. 클래식은 가사 없이 순수한 선율과 리듬만으로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에, 뇌의 언어 처리 영역을 쉬게 하면서 동시에 감정적 에너지는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영국 신경과학자 잭 루이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은 운동 중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면서도 운동 퍼포먼스는 향상시키는 독특한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3. 저작권이 무료다

이건 개인 운동보다는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K-POP이나 팝송을 영업장에서 틀려면 저작권료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클래식 곡은 작곡가가 사망한 지 70년이 넘어 저작권이 만료되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습니다(다만, 특정 연주자의 녹음에 대한 저작인접권은 별도이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2021년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 때 헬스장 음악 속도가 120 BPM 이하로 제한되었을 때, 일부 전문가가 "차라리 클래식으로 바꾸라"고 제안한 적도 있었죠.

🔥 워밍업 (90~100 BPM) – 몸을 깨우는 클래식

준비운동은 갑자기 심박수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휴식 상태에서 서서히 몸을 활성화시키는 단계입니다. 너무 빠른 음악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고, 너무 느리면 몸이 깨어나지 않죠. 90~100 BPM, 즉 '걷는 듯한 속도'의 안단테~모데라토 영역이 이상적입니다.

비발디 – 사계 중 '봄' 1악장 (약 100 BPM)

워밍업 클래식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곡입니다. 바이올린이 이끄는 경쾌하고 밝은 선율은 아침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라고 말해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바로크 음악 특유의 규칙적인 리듬이 관절을 풀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기에 딱 맞아요. Classic FM(영국 클래식 전문 방송)도 운동 클래식 추천 목록에 이 곡을 포함시켰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운동용 클래식의 대명사입니다.

라벨 – 볼레로 (약 70~90 BPM, 점진적 상승)

이 곡은 워밍업의 구조 자체를 음악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독특한 작품입니다. 처음에 작은 북이 조용히 리듬을 잡으면, 플루트가 아주 여린 소리로 멜로디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같은 멜로디가 클라리넷, 트럼펫, 색소폰, 바이올린, 트롬본 순으로 악기가 하나씩 더해지면서 약 15분에 걸쳐 서서히, 끊임없이 크레센도합니다. 처음엔 가볍게 몸을 풀다가 점점 움직임의 강도를 높여 가는 워밍업 과정과 완벽하게 싱크가 맞죠. 브루넬대학교 연구팀의 루크 하워드 연구원도 운동 전 정신적 준비 단계에 볼레로를 추천한 바 있습니다.

모차르트 – 피가로의 결혼 서곡 (약 100~110 BPM)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현악기가 주도하는 상쾌하고 경쾌한 도입부로 시작됩니다. 4분 남짓한 짧은 곡이지만 듣는 순간 입꼬리가 올라가는 밝은 에너지가 있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스트레칭을 시작하는 그 5분에 딱 맞습니다. Classic FM은 이 곡에 대해 "듣는 사람을 약간 숨차게 만드는 활력이 있어 고강도 운동의 완벽한 출발점이 된다"고 소개했습니다.

🏃 본운동: 러닝·사이클링 (120~140 BPM) – 심장을 불태우는 클래식

이제 본격적인 유산소 운동 시간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120~140 BPM의 알레그로(Allegro) 이상 템포가 필요합니다. 음악의 박자에 맞춰 달리면 '청각-운동 동기화' 효과로 같은 거리를 뛰더라도 체감 피로도가 줄어듭니다. 클래식 음악에서 이 BPM 범위에 해당하는 곡은 놀라울 만큼 많은데, 그중에서도 러닝과 사이클링에 특히 잘 맞는 곡들을 엄선했습니다.

베토벤 – 교향곡 7번 4악장 (약 140 BPM)

리하르트 바그너가 "무용의 신격화"라고 극찬한 베토벤 교향곡 7번. 특히 4악장은 시작부터 끝까지 쉴 틈 없이 질주하는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신경과학자 잭 루이스 박사는 이 곡의 피날레(약 140 BPM)를 러닝머신에서 들을 곡으로 직접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격렬하고 드라마틱하지만, 클래식 특유의 이완 효과 덕분에 심박수와 혈압, 체감 피로도를 오히려 낮춰 주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났다고 해요. 헝가리 심리학자 마리아 렌디의 연구에서도 베토벤 7번의 빠른 악장(144 BPM)을 들으며 500미터 스프린트 조정을 했을 때, 음악 없이 운동했을 때보다 2.0% 더 빠른 기록이 나왔습니다.

베토벤 –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 (약 120~130 BPM)

"빠바바 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네 음일 겁니다. 이 강렬한 도입부가 지나면, 오케스트라 전체가 긴장과 폭발을 반복하며 밀도 높은 에너지를 쏟아냅니다. 힘든 구간을 버텨야 할 때, 예를 들어 러닝머신 경사도를 올렸을 때나 자전거의 언덕 구간에서 이 곡만큼 강한 추진력을 주는 음악도 드뭅니다.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는 베토벤의 유명한 말처럼,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피로라는 녀석이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솟아오릅니다.

비발디 – 사계 중 '여름' 3악장 (약 130~140 BPM)

'봄'이 워밍업이었다면, '여름'은 폭풍 그 자체입니다. 특히 3악장 '프레스토(Presto, 매우 빠르게)'는 바이올린이 폭우와 번개를 묘사하듯 미친 듯이 달려가는데, 이 에너지를 들으면서 러닝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페이스가 올라가는 걸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Fast Classical Music' 플레이리스트에서도 상위권에 포함된 곡이에요.

차이콥스키 – 호두까기 인형 중 '트레팍(러시아 춤)' (약 130 BPM)

발레 '호두까기 인형' 2막에 등장하는 이 러시아 민속춤은 길이가 약 1분 10초밖에 안 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스프린트(짧고 빠르게 전력 질주) 구간이나 인터벌 트레이닝의 '전력 질주' 타이밍에 맞춰 이 곡을 재생하면 찰떡입니다. BBC 클래식 음악 매거진도 러닝 플레이리스트에 이 곡을 추천하면서 "호두까기 인형에는 이런 에너지 넘치는 순간이 가득하다"고 소개했습니다.

로시니 – 윌리엄 텔 서곡 마지막 부분 (약 140~150 BPM)

한국에서는 '론 레인저' 테마곡으로 더 유명한 이 멜로디. 트럼펫이 "따다다 따다다 따다다다~"를 연주하는 순간, 자동으로 달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러닝의 마지막 스퍼트 구간에 이 곡을 배치하면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Classic FM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보다 결승선을 넘기에 적합한 음악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했습니다.

🏋️ 본운동: 웨이트·근력 – 폭발력을 끌어내는 클래식

웨이트 할 때도 클래식
웨이트 할 때도 클래식

웨이트 트레이닝은 러닝과 성격이 좀 다릅니다.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는 유산소 운동과 달리,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순간에는 짧고 강렬한 에너지 폭발이 필요하죠. 이때는 BPM보다 음악이 주는 심리적 압도감과 웅장함이 더 중요합니다. 전쟁터에 나가는 기사가 들으면 딱 맞을 법한 곡들을 모아 봤습니다.

오르프 – 카르미나 부라나 중 'O Fortuna' (약 130 BPM)

"오~ 포르투나~!" 영화, 드라마, 광고에서 '무언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는 느낌을 줄 때 단골로 쓰이는 이 곡.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내는 압도적인 사운드는 바벨을 들어 올리는 순간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전율과 완벽히 맞아떨어집니다. 스쿼트나 데드리프트의 마지막 세트, "한 번만 더!"를 외칠 때 이 곡이 흘러나온다면 모르는 힘이 솟아날 겁니다.

바그너 – 발퀴레의 기행 (약 120~130 BPM)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헬기가 베트남 마을을 공습하는 장면에 쓰여 유명해진 이 곡. "호요토호!"라는 발퀴레(여전사)들의 함성과 함께 금관악기가 포효하는 이 음악을 들으면, 자신이 바이킹 전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웨이트 룸에서 이 곡을 틀면 무거운 중량도 가뿐해지는 마법 같은 효과가… 는 과장이지만, 적어도 심리적 자신감은 확실히 올라갑니다.

프로코피예프 – 로미오와 줄리엣 중 '기사들의 춤' (약 120 BPM)

몬태규 가문과 캐퓰릿 가문의 기사들이 무도회장에서 서로를 위협하듯 행진하는 장면의 음악입니다. 묵직하고 단호한 리듬이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울려 퍼지는데, 이 리듬에 맞춰 웨이트를 들어 올리면 움직임에 무게감과 의도가 더해집니다. 시카고 클래식 라디오 방송 WFMT도 클래식 운동 플레이리스트의 첫 번째 곡으로 이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하차투리안 – 가야네 중 '칼의 춤' (약 140~150 BPM)

세상에서 가장 정신없이 빠른 클래식 곡 중 하나입니다. 타악기와 현악기가 만들어 내는 광적인 에너지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이나 서킷 트레이닝의 마지막 라운드에 제격이에요. BBC 클래식 음악 매거진은 이 곡에 대해 "운동의 마지막 단계를 밀어붙여야 할 때, 이 곡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 쿨다운·스트레칭 (60~80 BPM) – 심박수를 내려주는 클래식

스트레칭할 때 듣기 좋은 클래식
스트레칭할 때 듣기 좋은 클래식

많은 사람들이 쿨다운을 건너뛰지만, 운동 후 심박수를 서서히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은 부상 예방과 근육 회복에 매우 중요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휴식 시 심박수(60~80 BPM)에 가까운 아다지오~라르고 템포의 곡이 이상적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 영역이야말로 클래식이 넘사벽으로 강한 구간입니다.

드뷔시 – 달빛(Clair de Lune) (약 65 BPM)

피아노 한 대가 만들어 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5분입니다. 달빛이 호수 위에 내려앉는 듯한 이 선율을 들으며 스트레칭을 하면, 긴장했던 근육이 녹아내리는 것을 실제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 스튜디오나 요가 센터에서도 즐겨 사용되는 곡이에요.

바흐 – G선상의 아리아 (약 60~70 BPM)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줄(G선) 하나만으로 연주할 수 있다고 하여 이름이 붙은 이 곡은, 클래식 입문곡이자 쿨다운 명곡입니다. 느리고 평화로운 선율이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운동 직후 땀이 흐르는 상태에서 이 곡을 들으면, 뿌듯함과 평온함이 동시에 밀려오는 묘한 경험을 하실 거예요.

마스네 – 타이스의 명상곡 (약 60 BPM)

바이올린 독주로 연주되는 이 곡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이올린 멜로디"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명곡입니다. 오페라 '타이스'에서 주인공이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는 장면에 나오는 음악인데, 운동 후 자기 자신에게 "오늘도 수고했다"라고 말해주는 듯한 따뜻함이 있습니다.

쇼팽 – 녹턴(야상곡) 2번 (약 65 BPM)

쇼팽의 녹턴 중에서도 가장 널리 사랑받는 2번(Op. 9, No. 2). 밤의 고요함을 담은 이 피아노 소품은 스트레칭을 마무리하고 심호흡을 가다듬는 마지막 5분에 완벽합니다. 마지막 음이 사라질 때쯤이면 심박수도 어느새 평상시로 돌아와 있을 거예요.

📋 운동 단계별 클래식 플레이리스트 한눈에 보기

위에서 소개한 곡들을 운동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클래식, 유튜브 등에서 곡명을 검색하면 바로 들을 수 있어요.

운동 단계 BPM 곡명 작곡가 길이
🟢 워밍업 70~90 볼레로 라벨 약 15분
~100 사계 중 '봄' 1악장 비발디 약 3분
100~110 피가로의 결혼 서곡 모차르트 약 4분
🟠 유산소
(러닝·사이클링)
120~130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 베토벤 약 7분
130~140 사계 중 '여름' 3악장 비발디 약 3분
~130 호두까기 인형 '트레팍' 차이콥스키 약 1분
~140 교향곡 7번 4악장 베토벤 약 7분
140~150 윌리엄 텔 서곡 (피날레) 로시니 약 3분
🔴 근력·웨이트 ~130 카르미나 부라나 'O Fortuna' 오르프 약 3분
120~130 발퀴레의 기행 바그너 약 5분
~120 로미오와 줄리엣 '기사들의 춤' 프로코피예프 약 5분
140~150 가야네 '칼의 춤' 하차투리안 약 2분
🔵 쿨다운
(스트레칭)
~65 달빛 (Clair de Lune) 드뷔시 약 5분
60~70 G선상의 아리아 바흐 약 5분
~60 타이스의 명상곡 마스네 약 5분
~65 녹턴 2번 (Op. 9, No. 2) 쇼팽 약 5분

워밍업부터 쿨다운까지 이 플레이리스트를 순서대로 재생하면 약 80~90분에 달하는 풀코스 운동 사운드트랙이 완성됩니다. 물론, 자신의 운동 시간에 맞게 곡을 조합해서 쓰셔도 됩니다. 요가를 하신다면 쿨다운 곡 4개만 모아서 20분짜리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도 좋고,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신다면 유산소 구간과 근력 구간 곡을 번갈아 배치해도 효과적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1. 클래식 음악으로 운동하면 정말 효과가 있나요?

A1. 네,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습니다. 핵심은 '클래식이냐 팝이냐'가 아니라 '운동 강도에 맞는 BPM이냐'입니다. 120~140 BPM의 클래식 곡은 같은 BPM의 K-POP과 동일한 운동 효과를 줍니다. 여기에 클래식 특유의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효과가 더해지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습니다.

Q2. 이 곡들을 스트리밍에서 어떻게 찾나요?

A2. 스포티파이에서 'Classical Workout' 또는 'Classical Running'을 검색하면 관련 플레이리스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애플뮤직 클래식 앱에서는 'Fast Classical Music' 같은 큐레이션이 제공됩니다. 유튜브에서 곡명을 영어로 검색하면 거의 모든 곡의 전곡 영상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어요.

Q3. 클래식은 중간에 느려지는 부분이 있어서 운동에 방해되지 않나요?

A3. 맞습니다. 교향곡 전체를 들으면 느린 악장이 섞여 있죠. 그래서 이 글에서는 '곡 전체'가 아니라 운동에 적합한 특정 악장만 골라 추천했습니다. 예를 들어 베토벤 7번의 경우 2악장은 느리지만, 4악장만 따로 들으면 7분 내내 빠른 템포를 유지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악장별로 개별 재생이 가능하니, 원하는 악장만 플레이리스트에 담으시면 됩니다.

Q4. 웨이트 할 때 클래식이 너무 점잖지 않나요?

A4. 카르미나 부라나의 'O Fortuna'나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을 한번 들어 보시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만들어 내는 음압은 헤비메탈 못지않습니다. 실제로 해외 헬스 유튜버 중에는 웨이트 세션에서 바그너와 프로코피예프를 즐겨 듣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Q5. 운동 말고 일상에서도 클래식이 도움이 되나요?

A5. 물론입니다.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도 다양한 상황별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일할 때 듣기 좋은 클래식'이나 '잠잘 때 듣기 좋은 클래식' 등의 글도 함께 읽어 보세요.

운동과 음악의 관계를 20년간 연구한 카라게오그리스 박사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운동 시작 전에는 90~115 BPM으로 서서히 에너지를 불어넣고, 본운동에서는 120~136 BPM으로 높이고, 마무리 단계에서는 70 BPM으로 낮추세요." 이 공식에 클래식 음악을 대입하면, 비발디의 '봄'으로 눈을 뜨고, 베토벤의 '운명'으로 땀을 흘리고, 드뷔시의 '달빛'으로 숨을 고르는 완벽한 운동 루틴이 완성됩니다.

다음번에 헬스장에서 이어폰을 꽂을 때, 평소의 플레이리스트 대신 이 글의 추천곡을 한번 시도해 보세요. 처음엔 낯설겠지만, 베토벤의 교향곡이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순간 러닝머신 위에서 전율이 일어나는 경험을 하고 나면, 다시는 예전 플레이리스트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운동의 BGM이 바뀌면, 운동의 품격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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